이 책에서는 역사 인물들이 각각 처해진 상황 속에서 어떻게 마음의 평정을 이룰 수 있었는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인물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마음의 평정을 실천해나갔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사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사회란 범위에 있기에 그들의 문제가 지금의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마음의 문제는 삶의 문제이기도 하다. 마음의 문제를 푸는 것이 삶을 풀어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마음이 생기는 까닭에 모든 법이 생겨난다는 원효의 말처럼 마음에서 답을 구해야 할 것이 많은 현실이다. 원효에서부터 경허까지 다양한 역사의 인물을 통해 오늘 우리의 모습을 다듬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조선 전기의 학자인 화담 서경덕의 시문집인 <화담집(花潭集)>에 실린 ‘유물’이라는 철리시(哲理詩)이다. 조금 생소한 철리시는 개인적인 단순한 경험을 통하여 하나의 보편적 진리를 추출해내는 철학적인 시를 말한다. 유가의 주자학파의 학자들이 우주적 법칙의 구현체인 인간과 자연을 통해 근원적 자아를 발견하고 합일에 이르려는 철학적 진리를 시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화담뿐 아니라 퇴계 이황도 철리시로 철학적 이치를 읊었다.
인간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돌아가는지의 물음을 통해 삶과 죽음은 결국 우주의 이치임을 말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번 나서 가는 인생이 왜 이리도 힘이 드는지 절망하기도 하고, 인생무상에 빠지기도 했을 터이다. 화담 서경덕은 그러한 사색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 했던 것으로 보인다. 화담의 이 철리시는 비단 당시뿐만 아니라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화두로 다가온다.
박경남은 우리나라 역사와 고전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재해석하는 즐거움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 왕의 독서법> <척독, 마음을 담은 종이 한 장> <사임당이 난설헌에게> <소설 징비록> 등이 있다.